“가장 가까운 유럽, 블라디보스토크 반나절 여행기”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이유는 단순했어요.
휴가는 짧은데, 그래도 어디든 한 번 떠나고 싶었거든요.
마침 비행기표 가격도 괜찮았고,
광고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문구를 본 기억이 나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유럽은 가본 적 없었지만, 다른 문화권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비행기로는 1~2시간 정도 걸렸고, 도착도 꽤 빨랐어요.

확실히 이전에 가봤던 동남아나 중국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건축 양식이 조금 이색적이었고, 길거리 분위기 자체도 낯설고 흥미로웠어요.

그 당시엔 체력도 좋아서 정말 열심히 걸어서 여기저기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도시 자체가 굉장히 작아서, 주요 관광지를 반나절 만에 다 돌아봤던 것 같아요.
귀국길에 버스에서 만난 어떤 분은 “2시간 만에 다 보고 볼 게 없어서 밀린 드라마나 봤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참 재밌고 인상 깊게 남아 있어요.

저는 웅장한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블라디보스토크는 그런 느낌보다는
건조하고 찬 날씨, 그리고 약간은 삭막한 도시의 정서가 더 기억에 남아요.
그래도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영화에서나 보던 서양 사람들을 실제로 마주치는 경험은 재미있었습니다.

짧고 굵은, 러시아 속 작은 유럽 한 조각.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