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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중 만난 특별한 사람들|라오스·독일에서의 소중한 인연

by 리누세상 2025. 4. 26.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재미있던 경험은 역시 만났던 사람들과 관련된 경험입니다.
오직 다른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기에,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음식이나 기념품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경만 하고 잘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될 때, 그 순간들이 정말 좋았어요.
이해관계도 없고, 여행의 즐거움 속에서 만나는 인연이라 그런지 서로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나라별로 인상 깊었던 사람들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라오스 – 멋있는 중년 사업가

라오스를 갔을 때는 여행 경험이 별로 없어서 공항 가기 전날부터 설레었던 기억이 납니다.
공항에서 체크인 줄을 서 있다가 궁금한 것이 생겨 앞에 계신 아저씨에게 질문을 했어요.
이것저것 친절하게 알려주시더니, 승무원에게 자리를 붙여달라고 요청까지 해주시더라고요.
비행기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고, 여행 루트도 비슷해서 방비엥에서는 마사지도 한 번
시켜주셨습니다.
돌아오는 날 비행기도 같아서 공항에서도 함께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특히 신사분의 한 마디가 인상 깊었어요.
"비행기는 힘들게 먼저 탈 필요 없어. 한국 사람들은 줄 서서 기다리지만, 우리는 늦게 타자. 이게 사업가 마인드야"
또 우연히 본인의 자산을 자랑하셨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그때 궁금해서 왜 이코노미를 타냐고 여쭤보기도 했었죠. ㅎㅎ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도착 후, 공항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외제차에 선글라스를 끼고 인사하고 가시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 여행하며 그분의 삶이 정말 멋져 보였어요. 지금은 어떻게 지내실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태국 – 사기꾼

방콕 시내를 걸어가고 있는데, 멀쩡하게 생긴 정장을 입은 흑인 분이 저를 멈춰 세우더라고요.
체격도 너무 좋고, 외국이라 경계하고 있었는데 아주 정중히 도움을 청하시더라고요.
ATM을 찾고 있는데 자기 폰이 안 돼서 같이 좀 찾아달라고 했어요.
저도 여행자로 왔지만 뭔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데려다줬습니다.
여기서 빨리 도망쳤어야 했는데, 또 기다려줬어요.
그런데 자기 카드가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경찰서를 가보라고 했는데, 지금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제가 택시를 잡아주고 몇 달러를 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순진했네요.
외국에서 길 잃은 사람이 불쌍했나 봅니다.
참, 글을 쓰면서도 재미는 있는데 제가 너무 바보 같아서 자세히 못 쓰겠네요.
이후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이때 교훈을 얻어서 잘 다닐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독일 – 치과의사, 여행자, 해리포터 닮은꼴

프랑크푸르트 – 치과의사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길을 가다가 어떤 분이 한국에서 오셨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했더니, 한국분이셨습니다.
아마 그때 그분 나이가 지금의 제 나이였을 텐데요. 그때 처음 유럽이라 여러가지 생소했는데요 식당에서 주문하는 법이라던지 다음나라별 특징이라던지 조언을 많이 얻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나이 차가 꽤 났는데도 요새도 종종 안부 연락을 하고, 치과 관련 문의할 때 질문하기도 합니다.
하이델베르크 – 여행자
하이델베르크에서는 도시가 너무 예뻐서 셀카봉을 들고 다녔는데, 셀카봉이 고장 난 거예요.
다리 위의 풍경이 너무 멋져서 전신 사진을 안 찍고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다리 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부탁할 수도 없고 그냥 풍경 감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오는 분이 보여서 저도 모르게 멈춰 세웠어요.
그래서 사진 촬영을 부탁했는데 정말 잘 찍어주셨고, 감사 인사를 한국말로 했더니 "괜찮아요"라고 한국어로 답하시더라고요.
한국분이냐고 물어봤더니 한국에서 잠깐 생활을 하셨고, 들깨 칼국수집이랑 삼겹살집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그곳에서 봉사 겸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조금 있으시다며 근방 유명한 곳을 가이드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 멋진 삶이라고 생각했어요. 여행처럼 짧은 기간도 아니고, 한 달 살기처럼 쉬러 온 것도 아니고,
그 나라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삶이었으니까요.
뮌헨 – 해리포터 닮은꼴
뮌헨에 갔을 때는 혼자 숙박할 수 있는 방이 없었습니다.
예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게스트하우스를 가야 했죠.
여러 명이 같이 생활하는 게 꽤 불편하더라고요. 조용히 행동해야 하고, 화장실도 자유롭지 않고.
매우 더운 한여름이었는데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두 대밖에 없었습니다.
외출 후 돌아왔는데 한 사람이 선풍기를 계속 쓰고 있어서 제가 회전 버튼을 눌렀더니,
"What are you doing?" 하면서 뭐 하는 짓이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되지도 않는 영어로 같이 쓰자고 했는데, 소통이 잘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도 어리고 혈기도 있어서 나는 총도 쏴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서는 군대 경험이 대단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어디서 본 기억이 있어서요.
그런데 그 친구는 남미에서 온 친구였나 봅니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길거리에서도 총을 쏜다고 하더라고요ㅎㅎ
옆에서 보고 있던 다른 여행객이 중재를 해줘서 잘 마무리됐고, 그 친구랑도 화해해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혈기 넘치는 여행이었네요.
 

또 가고 싶습니다.